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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美국무장관 “北체제 보장…미한번 믿어보라”

틸러슨 美국무장관 “北체제 보장…미한번 믿어보라”

Posted May. 20, 2017 09:46   

Updated May. 20, 20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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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와 관련해 “북한이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서라도 미국에 대한 신뢰를 주었으면 좋겠다. 내 주변에도 북한에 투자하겠다는 사업가들이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홍석현 대미 특사와 40분간 면담한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을 괴롭히겠다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문을 열고 북핵 프로그램 폐기를 통해 북한 발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홍 특사가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북한에 대해 정권교체도 안 하고, 침략도 안 하고, 체제를 보장하겠다”며 기존 대북 방침을 재확인한 뒤 “북한이 (트랙 1.5 회담 등을 통해) 뒤에서 (미국의 의도를) 물어오지 말고 우리를 한번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특사단 관계자는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선제타격, 군사 행동 옵션으로 가기까지는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지금 가진 모든 (대북) 수단은 외교적·안보적·경제적 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특사단 접견에서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 정책으로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한 대목은 실제보다 톤이 약간 과장돼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라는 말을 꺼낸 것은 홍 특사가 대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트럼프 발언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며 “전체적인 톤은 대북 압박과 제재 속에서 관여로 간다는 것이지 갑자기 입장을 바꿔서 평화 모드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선 특사단이 대북 기조를 놓고 한미 간 이견이 별로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트럼프 발언을 실제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