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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정권 가리지 않는 北미사일 도발… 한미 조율된 대응 시급하다

南정권 가리지 않는 北미사일 도발… 한미 조율된 대응 시급하다

Posted May. 15, 2017 09:20   

Updated May. 15, 20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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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어제 오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새 정부 출범 불과 나흘 만이다. 고도 2000km까지 치솟게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약 700여km를 날아갔지만 정상적으로 발사했다면 최대사거리가 4000km에 달하는 신형 중거리미사일(IRBM)로 추정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는 미치지는 못했지만 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IRBM 능력을 입증했다.

  올 들어 벌써 세 번째인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심각한 도전행위’를 규탄하고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화의 가능성과 조건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도발은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이 동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와중에, 더욱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에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핵문제 해결 공조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또 다시 도전장을 날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노르웨이에서 북-미간 1.5트랙 대화를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미국과)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 (문재인 정부를) 지켜보겠다”고 밝힌 직후여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과 상관없이 북한은 미사일 개발은 예정대로 진행할 뜻을 재확인시켰다.

 취임 4일 만에 벌어진 북의 일격에는 대북 압박보다 대화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태도를 떠보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깔려있음을 알아야 한다. 청와대 외교안보·정책 테스크포스(TF)팀 단장인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는 “지난 10년의 대북 강경책은 더 잦은 북한 핵·미사일 실험만 불러왔다”고 비판했지만 북의 이번 도발을 보면 대화 기조로의 변화를 꾀하는 문재인 정부를 더 만만하게 보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은 어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조기 도입 등 우리 군의 방어태세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이 어제처럼 도발할 경우 KAMD인 패트리엇(PAC-3)으로는 잡기 어렵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기정사실화를 기정사실화하고 ‘햇볕정책 2’로 요약되는 대북유화 공약을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2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더 열려있다”며 “나는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지만, 특정한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낙관적 사고(wishful thinking)에 매달리기보다 북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외교안보 진용을 서둘러 갖춰 북한에 한미 공동의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