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트럼프, ‘사드비용 美 부담’ 밝힌 맥매스터에 분노

트럼프, ‘사드비용 美 부담’ 밝힌 맥매스터에 분노

Posted May. 11, 2017 07:31   

Updated May. 11, 2017 07:40

中文

 미국 백악관 내에서 ‘어른들(The Axis of Adults)’ 중 하나로 통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좌충우돌식 외교·안보 정책을 관리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분담 문제를 놓고 트럼프와 충돌했다. 전통의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안보전략을 짜는 맥매스터가 선거 때부터 신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및 그 측근들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사드 비용을 미국이 부담한다는 기존 합의를 준수하겠다고 밝힌 맥매스터가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고 8일 전했다.

 맥매스터는 지난달 3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재협상이 있기 전까진 (기존 사드 협의 내용은) 유효하다. 우리가 한 말을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맥매스터가 합의 내용을 지키겠다고 인터뷰했다는 신문 기사를 일고 ‘격노(livid)’했으며 맥매스터에게 전화를 걸어 고함도 질렀다. 당시 맥매스터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대통령의 말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표명했지만 트럼프의 분노를 피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거래적(transactional)’인 것으로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연이은 돌출발언을 일삼는 트럼프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맥매스터와 트럼프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의 동맹국 비하 발언은) 맥매스터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한다. (동맹국들과) 안 좋은 감정을 풀면서 동시에 자신의 보스를 비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최근 사석에서 맥매스터를 임명한 것을 후회한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전에서 맥매스터를 ‘내 정책을 해치는 장군’이라고 부른 적도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내에 여전히 건재한 ‘미국 우선주의’ 선봉장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전임자 마이클 플린의 영향력이 여전히 맥매스터를 괴롭힌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맥매스터가 플린이 국가안보회의(NSC)에 임명한 인사들을 해임하려 했지만 배넌과 재러드 쿠슈너 등의 반대에 막히는 등 인사와 관련해 자신의 뜻을 펼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