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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해리스 美태평양사령관을 자르라는 이유

중국이 해리스 美태평양사령관을 자르라는 이유

Posted May. 09, 2017 08:36   

Updated May. 09, 20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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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사령부의 총사령관 해리 해리스는 일본계 미국인이다. 작고 다부진 체구를 보면 사무라이가 연상된다. 일본 고베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의 어머니는 태평양전쟁 때 미군의 공습으로 집과 가족, 친구를 모두 잃고 요코하마에 있는 고모 집으로 피난을 떠났다.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에서 일자리를 얻어 미 해군 상사이던 해리 아버지를 만나 결혼한 것은 1950년대 초반. 해리스 사령관 부친은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1956년 요코스카에서 태어난 해리스는 어릴 때 미국 남부 테네시 주의 조그만 시골 마을로 이사했다. 전기도 수도도 없는 농장에서 일한 해리 어머니는 고된 일을 묵묵히 견뎌냈다. 아들에겐 일본 말을 일절 가르치지 않았다.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때였다. 어머니는 해리tm에게 두개의 뿌리를 가진데 대한 자긍심을 가지라 했지만 절대 일본계 티를 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해리가 미 해군사관학교에 합격하자 어머니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해사 졸업 후 해군 항공조종사로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지중해를 누비며 4400시간의 비행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으로 중국을 견제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10월 해리tm를 태평양함대사령관으로, 이듬해 9월엔 태평양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4성장군이 됐다.

 ▷중국이 북한 압박 대가로 해리스 사령관을 자르라고 요구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추시보는 황당한 보도라면서도 “중국인이 해리스를 싫어하는 것은 맞다”고 실토했다. 지난해 봄 하와이 태평양사령부에서 만난 해리스 사령관은 미 함대가 곳곳에 포진한 세계지도를 펼쳐 보이며 “북한과 남중국해가 아태지역에서 최대의 위협”이라며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했다. 남중국해에 해양굴기(?起)의 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중국으로선 곳곳에 항공모함을 배치해 가로막아선 ‘일본계 미국인’ 해리스 사령관이 얼마나 눈엣가시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