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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名器 스트라디바리우스의 굴욕

바이올린 名器 스트라디바리우스의 굴욕

Posted May. 09, 2017 07:18   

Updated May. 09, 20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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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명품 바이올린의 소리는 현대 악기와 정말 다를까. 17세기에 출생한 이탈리아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스트라디바리우스(사진)’는 현대 악기와 달리 전 음역의 소리가 균형을 이루며, 음량이 크고 음색이 예리해 소리가 잘 퍼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명기(名器)로 꼽히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연주자와 청중 모두 오래된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현대의 새 바이올린 소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디아 프리츠 프랑스 피에르마리퀴리대(파리 제6대) 장르롱달랑베르연구소 교수팀은 스트라디바리우스 3대와 새 바이올린 3대를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8일자에 발표했다. 프리츠 교수는 “대부분은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새 바이올린의 소리를 구분하지 못했고, 새 바이올린의 소리가 더 풍부하고 듣기 좋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현악기는 300∼400년 후 진가를 발휘한다는 기존 정설을 뒤집는 결과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현재 세계적으로 약 650대가 남아 있다.

 연구진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300석의 음악홀과 미국 뉴욕에 위치한 860석의 음악홀에서 각각 음악에 식견이 있는 청중 55명과 82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6대의 바이올린 중 무작위로 2대를 선택해 들려준 뒤 어떤 악기의 소리가 얼마나 더 듣기 좋고(조음과 음색), 얼마나 더 청명하게 잘 울려 퍼지는지(음향 방사도) 조사했다. 연주는 이지아 수잔 하우, 나리타 다쓰키 등 7명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맡았다. 연주자들 역시 안대를 착용하게 해 악기를 구별하지 못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오케스트라 연주가 함께 곁들여지든 그렇지 않든 청중은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새 바이올린의 음향 방사도가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송경은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