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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문재인 홍준표

Posted May. 05, 2017 09:11   

Updated May. 05, 20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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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SBS 8시 뉴스의 ‘세월호 인양 지연에 차기 정권과 거래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는 해양수산부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어제 밝혀졌다. 이 보도가 믿을 만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보도보다 더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3일 사과 방송이다. 1분 30초짜리 보도에 대한 사과방송이 무려 5분 30초간 이어졌다. 방송사상 더한 오보도 많았을 텐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 공보단장으로 방송기자 출신인 박광온 의원의 말에 따르면 5분 30초 사과는 언론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방송에 오보가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사과방송 어디에서도 오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서 방송사상 최장시간의 사과를 한다는 건 비례가 맞지 않는다. 사과방송은 취재 기자에겐 잘못이 없다고 옹호하면서 단지 게이트 키핑이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SBS 사장은 어제 사과담화문에서 “이 보도를 취재한 부서나 특정 개인을 비난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지는 권력은 우습고 뜨는 권력은 무서운 모양이다. SBS는 3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부러 세월호 인양을 늦췄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했다. 당시 이미 힘이 빠진 청와대에서 이 보도에 항의했는지 모르겠지만 세월호 인양을 하루만 연기해도 수억 원이 더 든다는데 믿을 수 있는 보도인지 의문이다. 2일 보도와 내용은 상반되지만 쌍생아 같은 보도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 후보 측이 압력도 가하지 않고 항의만 했다는데도 SBS는 최장시간 사과방송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어제 사장 담화문을 통해 재차 사과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민주당이 방송사에 정말 압력을 가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를 심대하게 유린한 책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후보 자신은 “내가 집권하면 SBS 8시 뉴스를 싹 없애 버리겠다”고 SBS를 겨냥했다. 그는 얼마 전 ‘내가 집권하면 종편 4개 중 2개를 없애버리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 사람이다. 어느 쪽을 봐도 언론의 앞날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