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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점유율 41%…프리미엄 TV, LG의 ‘황금 알’

세계 시장 점유율 41%…프리미엄 TV, LG의 ‘황금 알’

Posted May. 02, 2017 07:05   

Updated May. 02, 20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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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시장에서 9.5% 매출.’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이 글로벌 TV 시장에서 ‘황금 알’을 낳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TV 시장의 0.3%에 불과한 2500달러(약 285만 원) 이상 제품군에서 지난해 TV 매출의 약 10%를 벌어들였다. 2015년 6.5%에서 3%포인트나 급증했다.

 2500달러 이상 제품을 얼마나 팔았느냐는 프리미엄 TV 시장의 주도권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40.8%의 점유율로 삼성을 꺾고 1위에 올랐다. 2015년 21.3%에서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전 세계 TV 시장에서 이 가격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0.3%(수량 기준)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 따지면 3.2%로 10배나 올라간다. 가격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프리미엄 시장의 특성상 유연한 가격 정책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공시된 LG전자의 1분기(1∼3월) 실적에서도 프리미엄 TV의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났다. 이 기간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8.8%로, 38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통적인 비수기와 원자재인 패널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역대 1분기 최고치를 기록한 것. 기존 최고 실적을 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73억 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70억 원 더 늘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한 데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덕이 크다. LG전자는 대당 가격이 1000만 원을 넘나드는 최상위 하이엔드 제품 올레드 라인과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UHD TV 라인 등 차상위 프리미엄 제품을 함께 공략하는 ‘듀얼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다.

 올레드 TV는 LCD TV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제품의 두께는 얇게, 색은 더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 1월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선보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4mm가 안 되는 제품 두께와 고화질로 ‘최고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TV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북미 시장에서도 LG 올레드 TV는 최고급 TV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미국 제품 평가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의 성능 평가에서도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1∼7위를 싹쓸이했다.

 프리미엄 TV의 선전은 하위 제품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보통 최상위 라인업 판매가 부진하면 하위 라인업의 가격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전체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LG는 최상위 제품인 올레드 TV가 고가에도 잘 팔리고 있어 ‘박리다매 전략’을 펼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 제품이 제값을 받으며 고른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준프리미엄군인 2000∼2500달러 구간에서도 전체 매출 중 4.4%를 일궈냈다. 이 시장의 규모는 수량으로 0.2%, 금액으로 1.1%인 시장이다. 2500달러 이상 시장과 합하면 수량으로 0.5%, 금액으로 4.3%인 2000달러 이상 시장에서만 무려 13.9%의 매출을 벌어들였다.

 올레드 TV의 수요가 더 늘어나면 LG전자의 프리미엄 TV 시장 주도권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IHS는 올레드 TV 시장 규모가 2015년 10억 달러에서 2016년 18억 달러로 80% 성장했다고 밝혔다. 성장세는 계속 이어져 올해 29억 달러, 내년 4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진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