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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고 압박과 관여’ 발표… 북핵 없앨 기회 왔다

美 ‘최고 압박과 관여’ 발표… 북핵 없앨 기회 왔다

Posted April. 28, 2017 10:18   

Updated April. 28, 20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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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6일(현지시간) ‘최고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요약되는 새로운 북핵 정책을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국 상·하원 의원 535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 뒤 발표한 합동성명에서 “대통령의 접근은 동맹 및 역내 파트너들과 함께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외교적 조치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핵 확산 프로그램을 해체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의 문은 열어두겠지만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제·외교 수단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합동성명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국장이 공동으로 참여한 가운데 발표됐다. 미국 외교 국방 정보의 수장이 합동성명을 통해 대북 구상을 밝힌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성명은 “북핵 문제는 긴급한 국가안보 위협이자 최고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외교정책 1순위’로 규정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과거 미국 외교정책의 1순위는 중동이나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문제였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문제 해결이 1순위 과제였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할 때 1000번 이상 실패했듯, 북한은 언젠가는 미 본토 위협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임기 내에 미 본토를 위협할지 모를 북한의 핵미사일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미국인 여론조사에서 북한이 1위의 주적으로 꼽힌다. 미국이 느끼는 위기감과 그만큼 강력해진 북핵 해결 의지는 역으로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북핵 해결을 위해선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란 사실을 트럼프 행정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26일 독일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여전히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고집했다. 미국은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중국에도 강온 양면의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뒤 들어설 차기 한국정부도 한미 동맹 차원에서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미국과 엇나가 대북·대중 압박의 대오를 흩트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날린다면 머지않아 우리가 북핵의 인질로 전락하는 굴종의 시대를 맞닥뜨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