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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의 사생활

Posted April. 25, 2017 07:19   

Updated April. 25, 201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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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7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진출이 확정된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40)는 흔히 않은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고교시절에 24세 연상의 연극동아리 지도교사 브리지트와 사랑에 빠졌다. 그때 브리지트는 세 아이의 엄마였고, 맏이는 마크롱과 같은 반 친구였다. 그러나 이들은 온갖 반대와 장애를 극복하고 2007년 결혼했다.

 ▷마크롱은 지난해 8월 주간지 ‘파리마치’에 이런 사연을 공개했다. 표지에 해변을 산책하는 부부사진이 실렸다. 브리지트는 환갑지난 나이가 무색하게 수영복 차림으로 탄탄한 몸매를 드러냈다. 파리마치는 1994년 11월 프랑스와 미테랑 대통령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한 잡지다. 대선후보 시절 미테랑은 46세 나이로 고향친구의 딸인 19세 여고생 얀 팽조와 처음 만나 딸을 낳았다. 대통령 재임시에도 혼외관계를 지속해 거의 매일 밤 엘리제궁 대신 팽조의 집에서 잤다.

 ▷결선에서 마크롱과 맞붙을 국민전선 마린 르펜 후보의 사연도 범상치 않다. 2번 결혼에 이혼한 그는 쌍둥이를 포함해 세 아이를 1년 사이 출산했다 한다. 극우성향으로 악명 높은 아버지 장 마리에 이어 당대표가 된 마린은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보냈다. 그의 부모는 자신들의 아파트 위층에 집을 따로 마련해 마린 등 세 딸이 유모와 함께 살게 했다. 마린 후보가 16세 때는 엄마가 새 삶을 찾겠다며 집을 나가 15년이나 자식과도 연락을 끊었다. 부모의 이혼소송이 진흙탕싸움이 되면서 그의 어머니는 프랑스판 플레이보이에 부엌바닥을 닦는 누드사진을 실었다.

 ▷프랑스 후보들에 비하면 한국의 5당 대선후보들의 개인사는 지극히 평범해 보인다. 불륜 사생아 동거녀 등 역대 프랑스 대통령의 사생활은 우리 잣대로 보면 콩가루 집안에 막장드라마에 가깝다. 정작 국민들은 이를 사회적 논란거리로 삼지 않는다. 직무수행과 사생활은 별개라고 생각하는 거다. 탄핵정국 와중에 미용시술 의혹이 마구잡이로 제기됐다. 공직자의 사적 영역은 어디까지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따져볼 때가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