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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치지형 구축할 5·9대선… ‘新보수’ 선택 주목한다

새 정치지형 구축할 5·9대선… ‘新보수’ 선택 주목한다

Posted April. 17, 2017 07:20   

Updated April. 17, 20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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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대선을 향한 22일간의 공식 레이스가 오늘부터 시작됐다. 어제그제 이틀 동안 원내 5당 후보와 함께 12명이 등록을 마쳤다. 전체 17명의 역대 최다 후보가 출마하면서 투표용지 길이도 가장 긴 30cm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미 선거전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양강(兩强)구도를 형성하며 야야(野野)간 각축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돼도 정권교체는 예정된 선거다보니 전통적인 지역, 보혁(保革) 대결구도는 사라졌다. 다만 길 잃은 보수층은 여전히 선택의 고민에 빠져있는 형국이다.

 한국갤럽의 지난 주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수를 대표한다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은 합해도 10%에 불과하다. ‘보수의 아성’이라던 대구·경북(TK)에서마저 두 후보의 지지율 합이 14%에 그친다. 초유의 대통령 파면·구속 사태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라지만 보수는 가히 궤멸 수준이다.

 보수 정치세력이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 보수-진보의 이념지도는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이념적 색채까지 겹쳐 호남과 영남으로 확연히 갈리던 ‘지역 몰표’ 현상은 사라졌다. 일부 세대별 지지도 차이가 나타나지만 보혁 대결구도는 확연히 누그러졌다. 문, 안 후보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돼도 이합집산과 정계개편을 통해 새로운 정치지형이 만들어질 것이다.

 ‘보수의 실패’로 우리 사회 보수-진보의 기준점이 왼쪽으로 이동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보수층이 소멸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30%가량은 스스로를 보수 성향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지만 기존 보수정당에는 기대를 접은 이른바 ‘신(新)보수층’이다.

 이들의 선택에 따라 대선 결과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계속 늘어나던 중도층이 줄어들면서 보수층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갤럽 조사에서 ‘중도’라던 응답자는 1주 전 334명에서 293명으로 줄어든 반면 1주 전 236명이던 ‘보수’는 271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안 후보(48%)-홍 후보(21%)-문 후보(17%)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보수정당을 살려 회생을 기대하느냐, 아니면 양강 후보 중에서 고르느냐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들이 전략적 투표에 나선다면 중요한 선택 기준은 무엇보다 안보관일 것이다. 하지만 안보에 관한 한 문·안 두 후보 모두 미덥지 못하다. 작금의 한반도 위기상황에서도 ‘미국의 선제타격과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외친다. 적어도 지도자라면 전쟁을 각오해 평화를 지키겠다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각각 ‘차기 정부 재검토’ ‘후보 찬성·당론 반대’로 애매한 태도다.

 두 후보를 떠받치는 세력 또한 신보수의 선택을 머뭇거리게 만든다. 문 후보 뒤에는 ‘편 가르기’를 일삼는 ‘반미(反美) 운동권 86그룹’이, 안 후보 뒤에는 햇볕정책을 금과옥조로 삼는 세력이 있다. 앞으로 3주간 두 후보가 보여줄 안보관과 주변세력에 대한 태도가 신보수의 표심, 나아가 선거 결과를 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