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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만 1세 미만 영아는 위험

Posted April. 14, 2017 07:27   

Updated April. 14, 20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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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에서 생후 5개월을 갓 넘긴 남자 아기가 꿀 때문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인은 영아 보툴리누스증.

 보툴리누스증이란 보툴리누스균이 만드는 독소 때문에 걸리는 신경마비성 식중독이다. 특히 생후 1년 미만의 영아에게서만 나타나는 영아 보툴리누스증은 아기가 이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

 변을 당한 일본의 아기는 약 한 달 전부터 하루에 두 번씩 이유기에 먹는 과채 주스에 꿀을 5g(차 스푼으로 1수저)씩 탄 것을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덕환 서강대 자연과학부 화학전공 교수는 “꿀은 보툴리누스균의 포자가 자라는 곳 중 하나로 이 세균이 만드는 독소를 품을 가능성이 있다. 보툴리누스균 자체는 안전하나 이 세균이 만드는 독소는 영아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질병관리센터, 미국 소아과학회는 10여 년 전부터 “만 1세 미만 영아에게 꿀을 먹이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일본 역시 국가 차원에서 자국 제품에는 반드시 경고문을 넣게 하는 등 영아 꿀 복용 금지를 지도하고 있는데도 이번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아이의 부모는 한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꿀 복용의 위험성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어른들은 간의 해독 작용으로 꿀이나 옥수수 시럽에 들어있는 극미량의 보툴리누스균이 내뿜는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있다. 하지만 간 기능이 미숙한 영아들은 사정이 다르다. 미처 분해하지 못한 독소가 소장으로 흡수되면 신경마비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보툴리누스균의 포자는 열에 매우 강해 100도에서 6시간 이상 가열해야만 죽일 수 있다. 가정에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꿀 속 보툴리누스균을 죽이긴 힘들다. 영아 보툴리누스증의 전조 증상으로 변비가 생길 수 있으며, 행동이 느려지고 침을 흘리며 평소와 달리 눈꺼풀이 처지는 모습을 보인다.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기도가 좁아져 사망에 이른다.

 권오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실수로 영아에게 꿀을 먹였을 경우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꿀을 녹일 수 있는 더운 물을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지금이라도 위험성을 알고 돌 이전에는 절대 꿀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지현 ginn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