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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가르시아 우승

Posted April. 11, 2017 07:13   

Updated April. 11, 201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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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스는 일요일 백 나인(후반 9홀)부터 비로소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마지막 라운드 막판에 극적인 승부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애 첫 그린재킷을 다툰 세르히오 가르시아와 저스틴 로즈도 그랬다.

 두 선수는 마치 매치플레이를 펼치듯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가르시아는 9, 10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로즈에게 2타 차 2위까지 밀리며 주춤거렸다.

 지긋지긋한 메이저 대회 징크스가 떠오를 만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3번홀(파5)에서 가르시아는 티샷을 숲속으로 날려 벌타까지 받으며 위기를 맞았으나 4온 1퍼팅으로 천금같은 파를 지켰다. 로즈는 이 홀에서 2온을 하고도 3퍼팅으로 파에 머물렀다. 같은 파였지만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가르시아는 14번홀(파4) 버디로 추격의 고삐를 당긴 뒤 15번홀(파5)에서는 티샷을 330야드나 보낸 뒤 8번 아이언으로 투온에 성공해 3m 이글 퍼팅을 적중시켰다. 로즈 역시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아 리더보드 두 선수 이름 옆에는 공동 선두를 상징하는 ‘T1’이 새겨졌다.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가르시아는 버디를 잡은 로즈의 등을 두드려 주는 여유까지 보였다.

 로즈는 16번홀(파3) 버디로 다시 한발 달아났지만 17번홀(파3) 보기로 가르시아와 동타가 됐다. 공동 선두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로즈가 4m 퍼팅을 놓친 뒤 가르시아는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2m 남짓한 버디 퍼팅에 실패했다.

 더 짧은 거리의 퍼팅을 놓친 가르시아는 마음이 동요할 만했지만 연장전(18번홀)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오히려 US오픈 우승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등 큰 무대 경험에서 앞섰던 로즈가 먼저 무너졌다.

 로즈는 드라이버 티샷이 슬라이스가 나면서 오른쪽 나무를 맞혔고 나무덤불에서 한 두 번째 샷마저 42야드를 보내는 데 그쳤다. 세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로즈의 4.5m 파 퍼팅이 홀컵을 살짝 비켜났다. 반면 가르시아는 3.6m 거리에서 투 퍼팅으로 홀아웃 해도 우승을 확정짓는 상황. 한결 부담이 줄어든 가르시아의 버디 퍼팅은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메이저 무관 탈출에 환호하던 가르시아의 눈가가 젖어들고 있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