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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판치는 세상, 신문의 역할 더 중요해졌다

가짜뉴스 판치는 세상, 신문의 역할 더 중요해졌다

Posted April. 07, 2017 07:17   

Updated April. 07, 20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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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취재팀이 카카오톡 대통령선거 관련 ‘오픈채팅방’ 10곳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집중 분석한 결과 7곳에 가짜 뉴스가 뜬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뉴스(Fake News)란 언론에 실제로 보도된 것처럼 허위 유포되는 정보를 말한다. 카카오톡 참여자라면 익명으로도 쓸 수 있는 오픈채팅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맥 안의 가짜 뉴스를 전방위로 확산시키는 신(新) 유통경로로 부상한 것이다.

 가짜 뉴스는 과거 ‘카더라’ 식의 흑색선전과 달리 언론에 보도됐다거나 유명인사가 말했다는 식으로 공신력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對)국민 사기나 다름없다. 작년 미국 대선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다“ ”힐러리 클린턴이 아동 성 착취 조직에 연루됐다’ 등 가짜뉴스가 유포되면서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다. 9월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 가짜 뉴스 생산자를 징역형에 처하고, 이를 싣거나 옮긴 매체는 건당 50만 유로(약 6억3000만 원)의 벌금을 물리는 법안을 준비 중인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언론재단의 지난달 말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중 76%가 가짜 뉴스 때문에 진짜 뉴스를 볼 때도 가짜로 의심한다고 답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신뢰 저하와 국론 분열 등 사회적 피해비용이 연간 30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가짜 뉴스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에는 가짜 뉴스에 대한 규정조차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페이스북 한국지사와 ‘페이스북 관리자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가짜뉴스를 담은 게시물을 발견하면 신속한 삭제와 함께 선관위에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내용의 협의를 마쳤다지만 아직까지 제출된 자료도 없다.

 오늘은 제61회 신문의 날이다. 가짜 뉴스의 범람은 역설적으로 신문의 역할과 중요성을 각인시킨다. 가짜 뉴스를 가려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믿을 만한 신문이 보도한 것인지, 기자 이름이 명시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론의 중추로서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해 진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즘 본연의 사명과 책임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사회적 공기(公器)인 신문은 정확한 보도와 깊이 있는 분석으로 가짜뉴스와 싸워 물리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