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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핵 해결, 中이 안하면 우리가 한다”

트럼프 “북핵 해결, 中이 안하면 우리가 한다”

Posted April. 04, 2017 13:53   

Updated April. 04, 20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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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북핵 위협과 관련해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미국)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대가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이른바 ‘그랜드 바겐’을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내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할 말은 이것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한 북한 관련 발언 가운데 가장 명료하고 강력한 의지를 담은 발언으로 평가된다. 6, 7일 미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우선 의제로 부상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없이 일대일로 북한과 맞불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발언은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다목적 포석이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각종 양자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등 군사적 옵션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엄포로 읽힌다. 미 하원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의 대북제재현대화법안을 외교위원회에서 처리하는 등 입법화를 서두르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북한 기업 1곳과 개인 11명에 대한 무더기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동시에 중국에 대해선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카드를 동원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각종 기업, 은행에 대한 융단폭격식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제재를 유도하기 위해 통상 이슈를 레버리지(지렛대)로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금처럼 불공정한 거래를 하면 우리가 무역을 지속할 수 없다고 중국에 말할 것”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결국 중국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지금처럼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은 물론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 부과 등 고강도 무역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현존하는 최고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올해 초부터 진행해 온 대북정책 구상을 마무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를 주도한 국가안보회의(NSC) 캐슬린 맥팔랜드 부보좌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트럼프 정부 1기가 끝나기 전에 핵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인 만큼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