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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커플 출신 대선주자들

Posted March. 30, 2017 07:06   

Updated March. 30, 201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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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케이블채널의 ‘남녀탐구생활’에서 ‘캠퍼스커플이 헤어졌을 때’란 에피소드를 다뤘다. 교내 커플의 장점이 이별을 계기로 단점으로 바뀌는 것이 웃음 포인트였다. 헤어진 연인과 수시로 마주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캠퍼스에서 평생인연을 찾은 사람에겐 그런 걱정이 없다.

 ▷경희대 성악과 74학번 김정숙 씨가 그랬다. ‘아는 오빠 중에 알랭 들롱 닮은 사람이 있다’는 친구 말에 소개팅에 나갔다가 1년 선배 법대생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엄혹했던 시절, 운동권 남친의 강제징집에 고시공부 뒷바라지 등 7년 러브스토리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래도 1981년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가장 두려워한 것이 “집안 반대 보다 이 남자를 못 만나게 되는 것”이었다니 단단히 콩깍지가 씌워졌던가 보다. 그때의 ‘알랭 들롱 닮은 오빠’가 유력 대선주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다.

 ▷장미대선을 향해 달리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캠퍼스커플이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대 의대 1년 후배 김미경 씨와 동아리에서 만나 1988년 결혼했다. 김 씨는 의사에서 벤처사업가로, 다시 정치인으로 인생행로를 수정했던 남편을 한결같이 지지해 주었다. 남편도 법률공부를 위해 뒤늦게 미국 유학을 떠난 아내를 응원해주었다. 지금도 아내는 “40대에 공부를 한 건 남편이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고마워한다.

 ▷안희정 민주원 부부는 고려대 83학번 동갑내기다. 안 지사는 신입생 시절 도서관 맞은편에 앉은 여학생에게 반해 1989년 결혼했다. 줄곧 ‘첫사랑과의 결혼’을 강조하는 안 지사는 아내와 함께 드라마 ‘도깨비’ 패러디사진을 찍고 “널 만난 내 생은 상이었다”는 글을 남기는 등 오글거리는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훈훈하거나, 은은하거나, 달달하거나…. 제각기 사랑법은 달라도 공통점이 보인다. 동지적 유대감이 강한 부부란 점이다. 30년 안팎 세월의 담금질을 통해 풋풋한 연인에서 대선주자의 든든한 반려자가 된 이들. 어쩌면 역대 첫 캠퍼스커플 출신 영부인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