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3년만에 모습 드러낸 세월호... 녹슬고 곳곳 긁힌 상처 고스란히

3년만에 모습 드러낸 세월호... 녹슬고 곳곳 긁힌 상처 고스란히

Posted March. 24, 2017 07:22   

Updated March. 24, 2017 07:26

中文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역 44m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침몰한 지 2년 11개월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23일 오전 3시 45분 세월호 선미 쪽에 부착된 2개의 스태빌라이저(좌우 균형 장치) 중 우현 쪽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오전 10시 인양 작업이 시작된 지 약 18시간, 본인양이 시도된 지 약 7시간 만이다. 세월호 본체가 드러난 건 이보다 약 1시간이 지나서다.

 3년 동안 물속에 있던 세월호는 곳곳이 녹슬고 긁혀 흰색 페인트칠이 상당 부분 벗겨진 상태였다. 선명하게 새겨져 있던 ‘SEWOL’이라는 배 이름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인근 해역에서 인양 과정을 초조하게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선체를 보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무게 약 2만 t을 끌어올리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인양 작업은 선체를 해저에서 24.4m 들어올렸을 때 바지선에 설치된 도르래와 충돌하면서 한동안 지연됐다. 세월호 선체는 조류에 따라 흔들리면서 떠오르는데, 이 과정에서 인양줄을 끌어올리는 바지선의 구조물과 세월호가 충돌한 것이다. 정부는 선체를 1차 고정시킨 뒤 바지선 사이로 안전하게 올라오도록 세월호 위치를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강한 조류나 선체 흔들림으로 미수습자 유해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 250개 등 259개 출입구에 유실방지 그물을 설치했다. 현장 주변에는 돌발 사고나 기름 유출 등을 대비해 방제선과 해경선이 대기했다.

 해양수산부와 중국 인양업체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들어올릴 예정이다. 24일 끝나는 소조기(小潮期·밀물과 썰물의 격차가 작아져 조류가 느려지는 시기)까지 선체를 조류가 강한 맹골수도 해역에서 벗어나 1.5km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까지 옮기는 것이 목표다.

 23일 오후 5시 현재 세월호는 수면 위로 8.5m가량 올라온 상태다.



박성민 min@donga.com · 최혜령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