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뉴스 문맹’ 탈출하려면...

Posted March. 22, 2017 07:11   

Updated March. 22, 2017 07:24

中文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로마가톨릭 사제였던 마르틴 루터가 ‘거룩한 계단’을 무릎걸음으로 오르다 토해냈다는 성경 구절이다. 예수가 직접 올랐다는 이 28계단은 예루살렘에 있던 걸 뜯어와 로마 라테라노 성당에 설치했다. 이 계단을 오르면 연옥에서 형벌이 가벼워진다고 중세 교회는 가르쳤다. 루터는 여기서 종교개혁의 영감을 얻어 1517년 ‘95개조 반박문’을 내걸었다.

 ▷루터는 박해를 피해 숨어 있으면서 라틴어 신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다. 독일어 성경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혁신시킨 활판인쇄술 덕분에 널리 퍼졌다. 복음(福音·GOOD NEWS)이 누구에게나 전파된 것이다. 권력자들은 새로운 정보, 즉 뉴스를 독점하려 한다. 뉴스의 확산이 권력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1세는 1800∼1807년 73개이던 파리의 신문을 4개로 쳐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적대적 신문 4개가 총검 1000개보다 더 두렵다.”

 ▷뉴욕타임스(NYT)의 ‘대학생 신문구독 후원운동’ 동참자들이 지난달 3일부터 한 달 남짓 낸 기부금이 390만 달러(약 44억 원)에 이르렀다. 대학생 130만 명이 1년 간 온라인 NYT를 볼 수 있는 돈이다. 인쇄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디지털혁명 속에서 가짜 뉴스에 맞서려는 몸짓이다. 거짓말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이라고 포장하기까지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의 공세도 진실 수호 의지를 강화시켰을 법하다.

 ▷글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이해하고 쓸 수 있어야 문맹이 아니다. 이를 문해(文解·Literacy)라고 한다. ‘뉴스 리터러시(News Literacy)’도 마찬가지다. 주장 또는 소문과 검증된 사실을 구분해야 뉴스 문맹에서 벗어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이 결합해 온갖 뉴스가 24시간 넘쳐흐르는 지금처럼 뉴스 문맹 탈출이 절박한 때가 없다. 가장 긴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능력’이다. 전례 없는 이번 조기대선은 역설적으로 비판적 사고의 근육을 키울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