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SK-롯데 ‘총수 출국금지’ 발동동

Posted March. 13, 2017 07:54   

Updated March. 13, 2017 08:12

中文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을 출국금지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57),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을 출국금지 대상에 함께 올렸다.

 검찰 수사에서도 당분간 이런 상황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검으로부터 수사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롯데와 SK를 우선 수사 대상으로 올려놓았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은 경영 애로로 인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사드 억지 보복의 공세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1월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 방문 이후 4개월 가까이 국내에 발이 묶여 있다. 단골로 참석했던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불참한 데 이어 이달 말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도 불투명하다. 최 회장은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답보상태인 SK그룹의 중국 사업을 직접 챙겨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로 못 박은 중국 배터리 제조공장 설립 발표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SK플래닛이 중국 민성투자유한공사로부터 1조3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일본 도시바 인수전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도시바를 인수하면 굉장한 타격이 될 것이 뻔한데 총수가 직접 파트너 협상에 나서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국 사드 보복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 역시 4개월째 발이 묶여 있다. 중국 현지 롯데마트는 99개 점포의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돼 매출 손실만 5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내 인맥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총수가 출국을 못하니 롯데도 답답한 노릇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지난해 6∼10월은 검찰수사로, 12월부터 현재까지는 특검으로 총 8개월 이상 출금금지 상태다. 시급한 해외 사업에 대한 현장경영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 · 전성철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