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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北과 비자면제협정 파기

Posted March. 03, 2017 07:09   

Updated March. 03, 201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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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신병이 확보된 유일한 북한인 용의자인 리정철(47)을 기소하지 않고 추방하기로 2일 결정했다. 북한인 용의자 8명 가운데 4명은 이미 북한으로 도주했고 3명은 치외법권 지역인 북한대사관 등에 몸을 숨긴 상태여서 리정철이 북한으로 돌아갈 경우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 명의 자국 용의자도 붙잡히지 않는 완벽한 ‘꼬리 자르기’에 성공하게 된다.

 모하멧 아판디 알리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이날 “리정철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해 석방할 것”이라며 “유효한 여행허가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으로 추방된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나흘 만인 지난달 17일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리정철은 3일 구금 기간이 끝나는 대로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

 리정철은 화학 전문가로 독살에 사용된 독성 신경독가스 VX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가 추방되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 용의자 2명만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처벌되게 된다.

 김정은의 지시에 의한 조직적인 국가 테러 범죄라는 사건의 진상 규명도 벽에 부딪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과 비자면제협정 파기도 선언했지만 북한과의 단교 조치는 보류하고 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