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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시인 양성우 회고록 펴내 옥중서 혼인신고 등 일화 소개

저항시인 양성우 회고록 펴내 옥중서 혼인신고 등 일화 소개

Posted February. 23, 2017 07:14   

Updated February. 23, 20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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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항시인으로 잘 알려진 양성우 시인(73)이 군부독재와 싸우던 젊은 날의 이야기를 회고록 형식으로 담은 ‘지금 나에게도 시간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일송북·사진)를 펴냈다. 그는 1975년 자신의 시 ‘겨울공화국’을 낭송한 사건으로 교사직에서 파면됐다.

 그는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자랑거리는 없지만 독자와 다음 세대에게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에는 양 시인이 조선대부속고 재학 중 4·19혁명 시위를 주도했던 일과 5·16군사정변 직후 교실에서 체포돼 퇴학당한 사연이 실려 있다. 또 전남대 시절의 문학운동과 민주화운동, 고은 신경림 시인과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구성한 일, 이영희 교수, 문익환 목사와의 만남과 투쟁, 옥중에서 아내와 혼인신고를 한 일 등 민주화운동 시기의 일화가 파노라마처럼 소개돼 있다. 양 시인은 장편 시 ‘노예수첩’을 1977년 일본 잡지 ‘세카이’에 게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79년 가석방됐다. 그가 재심 중 제청한 옛 형법의 국가모독죄가 위헌이라는 결정이 2015년 나기도 했다.

 2009∼2012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양 시인은 이날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하늘이 이 풀 저 풀을 가리지 않고 비를 내려주고, 그 결과 숲이 우거지는 것처럼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모두에게 이뤄져야 한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