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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생활의 역사가 한눈에 쏙~

Posted February. 16, 2017 07:04   

Updated February. 16, 201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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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항아리와 그릇받침(기대·器臺) 등 토기 무더기가 유리 진열장에 가득 늘어서 있다. 대구 노변동 무덤들에서 출토된 토기들인데 전면을 채운 압도적인 물량에 우선 놀라게 된다. 2만여 점의 유물을 한꺼번에 풀어놓은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신안해저선 특별전의 데자뷔처럼 느껴진다.

 국립대구박물관의 ‘마침내 찾은 유적, 고대 마을 시지’ 특별전은 선사∼조선시대를 아우르는 대구 시지(時至) 유적을 제대로 조명한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시지에선 화려한 유물이나 대형 건물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총 2150만 m²에 걸쳐 마을과 무덤, 가마터 등 55개 유적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왕이나 귀족이 아닌 고대인들의 일상적인 삶과 죽음을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어 생활사 연구의 핵심 자료로 손꼽힌다.

 특별전에서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시지 발굴에서 건져 올린 4만 점의 유물 중 1만 점을 선보인다. 발굴품의 25%를 내놓는 전례 없는 시도다. 시지는 ‘때 맞춰 도착한다’는 뜻으로, 조선시대 숙박시설인 원(院)이 이곳에 있었던 데서 유래했다.

 이번 특별전 기획전시실Ⅰ에서는 유적 발견 과정과 더불어 선사∼조선시대 시지 유적을 소개한다. 이 중 시지에서 출토된 ‘여러면 석기’는 대구에서 확인된 첫 구석기다. 원삼국시대 무덤에서 발굴된 칠초철검, 토기 등을 비롯해 고려∼조선시대 기와, 자기, 청동수저도 전시된다.

 기획전시실Ⅱ에서는 삼국시대 토기가마에서 나온 토기, 제작도구와 각종 철기 제작도구를 선보인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토기와 철기, 공예품도 눈길을 끈다. 고고학자들은 4∼6세기 시지 유적에 40여 기의 토기가마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5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이곳에서 철기가 만들어졌다. 기획전시실Ⅰ은 8월 6일까지, 기획전시실Ⅱ는 4월 2일까지 열린다. 053-760-8543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