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의 ‘마침내 찾은 유적, 고대 마을 시지’ 특별전은 선사∼조선시대를 아우르는 대구 시지(時至) 유적을 제대로 조명한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시지에선 화려한 유물이나 대형 건물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총 2150만 m²에 걸쳐 마을과 무덤, 가마터 등 55개 유적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왕이나 귀족이 아닌 고대인들의 일상적인 삶과 죽음을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어 생활사 연구의 핵심 자료로 손꼽힌다.
특별전에서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시지 발굴에서 건져 올린 4만 점의 유물 중 1만 점을 선보인다. 발굴품의 25%를 내놓는 전례 없는 시도다. 시지는 ‘때 맞춰 도착한다’는 뜻으로, 조선시대 숙박시설인 원(院)이 이곳에 있었던 데서 유래했다.
이번 특별전 기획전시실Ⅰ에서는 유적 발견 과정과 더불어 선사∼조선시대 시지 유적을 소개한다. 이 중 시지에서 출토된 ‘여러면 석기’는 대구에서 확인된 첫 구석기다. 원삼국시대 무덤에서 발굴된 칠초철검, 토기 등을 비롯해 고려∼조선시대 기와, 자기, 청동수저도 전시된다.
기획전시실Ⅱ에서는 삼국시대 토기가마에서 나온 토기, 제작도구와 각종 철기 제작도구를 선보인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토기와 철기, 공예품도 눈길을 끈다. 고고학자들은 4∼6세기 시지 유적에 40여 기의 토기가마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5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이곳에서 철기가 만들어졌다. 기획전시실Ⅰ은 8월 6일까지, 기획전시실Ⅱ는 4월 2일까지 열린다. 053-760-8543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