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北 ‘은밀한 ICBM 발사’ 한발 더 갔다

Posted February. 14, 2017 07:07   

Updated February. 14, 2017 07:16

中文
 북한이 전날(12일) 발사한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군 당국이 1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을 토대로 사거리를 늘려 개발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형보다 발사 징후 탐지가 어렵고 엔진을 다발로 묶어 클러스터로 만들면 사거리 연장이 가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도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SLBM 발사에 사용되는 ‘콜드론치(cold launch·냉발사체계)’를 지상 발사에서 처음 선보여 안정적인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과시했다.

 또 이번 발사 현장에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최초로 포착됐다고 군은 전했다. 북한은 그간 바퀴가 달린 차륜형 TEL을 사용해 왔다. TEL은 금수 품목으로 북한이 수입할 수 없다. 외교 당국자는 “대북제재에 구멍이 있을 수 있고 무한궤도형 TEL을 북한이 자체 생산했다 해도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군은 12일 북한이 쏜 미사일을 ‘노동급’으로 추정했다가 ‘무수단급 개량형’으로, 다시 ‘신형 IRBM’으로 바꿔 말해 혼선을 초래했다. 이날 북한이 ‘요격 회피 기동’ 능력을 시험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찬반이 엇갈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상대로 ‘떠보기’에 이어 ICBM 발사 등 추가 도발을 일으킬 경우 북-미 간 ‘강 대 강’ 충돌로 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고문은 12일 CBS 방송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very soon) 또 다른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며 대북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여부를 놓고 여론이 갈가리 찢긴 한국이 김정은의 ‘위험한 게임’에 제대로 대응해 나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도발은 국제사회가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새로운 단계의 도발”이라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14일 오전(한국 시간)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는 한미일 3국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가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은 언론 성명 수준으로 북한에 징계수단이 되기 어려운 국제 비난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저도 중국 러시아가 반발하면 제때 채택되기를 낙관할 수 없다.

 한미일 안보 협력이 절실한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 일본대사 모두 공석인 점도 문제다.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는 임기가 끝나 지난달 귀국했고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일본대사는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문제로 일본에 소환돼 한 달 넘게 복귀하지 않고 있다.



조숭호기자 shcho@donga.com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