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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후 첫 北미사일 도발, ‘강력 응징’ 본때 보이라

트럼프 취임 후 첫 北미사일 도발, ‘강력 응징’ 본때 보이라

Posted February. 13, 2017 07:02   

Updated February. 13, 20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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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어제 오전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 1발을 쐈다. 군은 이 미사일이 최고고도 550km로 치솟아 50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하고 노동급 탄도 미사일로 추정했다.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 준비 작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엔 이르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이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어 속단하기엔 이르다. 이 정도 탄도 미사일도 유엔의 대북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고 사정권 안에 있는 우리에겐 심각한 안보 위협이다.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미사일 도발을 트럼프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에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추가 도발을 삼가라고 촉구한 직후 감행했다. 강경한 대북 정책을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떠보려는 듯 하다. 어제는 4년 전 북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한 날이기도 하다. 미일 정상회담 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우선순위가 매우 매우 높다(very very high)”고 역설한 트럼프에 김정은이 저강도 도발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어서 트럼프의 대응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출렁거릴 수도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선 대북 선제타격론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가운데 다음달 한미연합연습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앞두고 한반도 주변엔 미국의 핵항공모함, 스텔스 전투기, 전략폭격기 등이 집결하고 있다. 유사시 김정권 정권을 순식간에 궤멸시키기에 충분한 전력이지만 한국과 미국이 전면전을 감수할 결의를 다지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한미 양국 군의 연례 단합대회 정도로 여길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방한해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24시간 365일 소통하자”고 제안했던 대로 달라진 대응 방안을 실시간 논의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정부는 어제 북 미사일 발사 1시간 35분 뒤인 오전 9시 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탄핵정국에서도 안보에 허점이 없게 신속히 대처했다지만 만일 북 미사일이 서울 한 복판에 떨어졌다면 이미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뒤였을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외교안보팀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핵 위협에 맞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북의 도발을 응징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핵과 미사일을 움켜쥔 채 ‘배 째라’ 식으로 대드는 김정은의 도발 야욕을 꺾을 수 있는 것은 엄포가 아니라 도저히 감당 못 할 경제, 외교, 군사적 고통을 주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