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포스코, ‘미래산업의 쌀’ 리튬 국내 첫 생산

포스코, ‘미래산업의 쌀’ 리튬 국내 첫 생산

Posted February. 08, 2017 07:04   

Updated February. 08, 2017 07:21

中文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 등으로 리튬이온 2차 전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리튬 생산 공장의 문을 열었다. 올해 비철강 분야 사업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미래 산업용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포스코의 변신을 놓고 ‘미래 산업의 쌀’ 생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7일 전남 광양제철소 안 8500m² 부지에 건설한 리튬 생산공장(PosLX)에서 권오준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들어간 지 7년 만에 연간 2500t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의 실제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탄산리튬 2500t은 노트북 배터리 700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 측은 생산에 12∼18개월이 소요되는 기존의 자연증발식 리튬 추출법과 달리 짧게는 8시간, 길어도 1개월 안에 순도 높은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30∼4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생산된 탄산리튬은 2차 전지를 만드는 LG화학, 삼성SDI와 2차 전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에 공급한다.

 한국은 세계적인 2차 전지 생산국이지만 주원료인 탄산리튬은 모두 수입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포스코가 탄산리튬 생산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이 원료 수급 걱정을 한결 덜게 됐다. 준공식에 이웅범 LG화학 사장과 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참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차 전지 및 전기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최근 2020년에 전 세계 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5.5배(용량 기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내놓은 바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 염분 함유량이 높은 호수인 염호를 확보해 탄산리튬의 원료 인산리튬도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국내외 탄산리튬 생산량을 4만 t까지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는 또 올해 4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에너지 소재와 마그네슘, 티타늄 등 경량 소재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서 쇳물을 뽑아낸 이래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 제품을 만들어 온 포스코가 이제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할 수 있는 소재 생산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이 크게 늘어날 전기자동차와 로봇, 드론 등이 모두 고성능 배터리와 가벼운 구조소재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 맞춰 변신 중이라는 것이다.

 이정환 재료연구소 부소장은 “포스코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굴 중인 리튬과 마그네슘 등은 모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수요가 크게 확대되는 소재”라며 “완제품 조립과 가공 기술이 세계적으로 평준화되는 상황에서 첨단 원천 소재 개발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미를 염두에 둔 듯 이날 준공식에서 권 회장은 최초로 생산된 탄산리튬을 장갑 낀 두 손 가득 직접 들어올려 보이기도 했다. 권 회장은 “많은 제약과 난관에도 오늘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은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비전과 열정이 뚜렷했기 때문”이라며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을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도형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