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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0일도 안돼 탄핵론 휩싸인 트럼프

Posted February. 08, 2017 07:04   

Updated February. 08, 20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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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판사 비하 논란을 낳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민주당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탄핵론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한 지 20일도 안 된 상황이다.

 민주당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은 6일 기자들과 만나 “가장 큰 희망은 트럼프를 곧바로 탄핵으로 이끄는 것”이라며 “내가 탄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트럼프가 자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민 규제 행정명령은 물론 미국의 주적 중 하나인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와 충돌한다는 것이다. 히스패닉계인 민주당 호아킨 카스트로 상원의원도 1일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세관국경보호국에 (이민 규제를 중단하라는 일부) 판사의 결정을 무시하도록 지시하면 의회는 불신임과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아예 본격적으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풀뿌리 운동 시민단체인 ‘시민을 위한 자유 발언(Free Speech for People)’은 ‘트럼프를 당장 탄핵하자(Impeach Trump Now)’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탄핵운동을 위한 모금, 지역구 의원들 방문, 신문 방송 등 언론을 통한 탄핵론 확산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마련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논의에 아직 적극적이지 않다.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으로 일관성이 없고 무능하며 무모한 방식으로 (국정 운영을) 해 왔다. 그러나 그것들이 탄핵의 근거들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백인 노동자 등 이른바 ‘샤이 트럼프’ 지지층도 만만치 않고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탄핵 시도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유권자 7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가 트럼프 탄핵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탄핵 반대는 48%로 찬성보다 많았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