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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이소연의 변신

Posted June. 27, 20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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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우주에서 지구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은 인류 최초의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이다. 소련의 공군장교였던 그는 1961년 4월 12일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108분 동안 돌았다. 우주비행을 하는 동안 그는 조국은 듣고, 조국은 안다/조국의 아들이 하늘 어디를 날고 있는지라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1951년 지은 곡이다. 인류의 신기원을 열면서도 조국 생각을 했다니 우주인에게도 국적은 소중한 모양이다.

우주인의 정의()는 일정치 않다. 국제항공연맹(FAI)은 고도 100km(약 62마일) 이상,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80km(약 50마일) 이상의 상공을 비행한 경우를 우주비행으로 규정한다. 특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훈련받은 우주비행사(astronaut)들이 이 범주에 든다. 우주선을 타도 정식 우주 임무에 참여하지 않으면 우주비행 참가자(spaceflight participant), 구경이 목적이면 우주관광객(space tourist)이라고 한다.

이소연은 정부의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이 낳은 우리의 첫 우주인이다. 2006년 고산과 함께 선발돼 2007년 러시아에서 기초훈련을 받았다. 당초 고산이 우주비행 참가자, 이소연이 예비였으나 고산이 훈련 규정을 위반해 그가 2008년 4월 8일 소유스 TMA-12호를 탔다. 그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8가지 실험 임무를 마치고 4월 19일 귀환했다. NASA는 그를 우주비행 참가자로 분류한다. 한국과 러시아의 상업 계약에 따라 우주선을 탔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소속돼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올해 8월 퇴사하기로 해 정부가 약 260억 원을 투입한 우주인 배출사업의 성과가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2년 전 휴직하고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했다. 항우연의 의무복무 기간을 채웠고 정부의 우주개발사업은 마냥 더디니 그를 탓할 수만도 없다. 우주인 이소연의 변신이 씁쓸하다.

한 기 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