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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집회에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홍콩 집회에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Posted June. 17, 2019 07:52   

Updated June. 17, 20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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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14일(현지 시간) 저녁 홍콩 도심 차터가든 공원에는 기타 연주와 함께 한국어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한국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홍콩 밍(明)보와 유튜브 등에 따르면 ‘톈안먼 어머니회’ 주최로 여성 6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집회 중반에 한 여성이 기타를 들고 무대에 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둥어와 한국어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 여성은 “이 노래는 광주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라며 “만약 여러분이 한국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 ‘1987’을 보셨다면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100만 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서 부른 노래”라며 “좋은 노래는 오래 전해져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을 기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우산 행진곡’으로 바꿔 부르겠다”고 밝히고 광둥어로 개사해 노래를 불렀으며, 이어 한국어로 다시 노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래 중간중간 무대에서 선보이는 율동을 따라했고, 플래시를 깜빡거리며 박수를 보냈다. 특히 후반부 가사인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부분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을 맡았다가 희생된 고 윤상원 씨와 앞서 사망한 노동운동가 고 박기순 씨의 1981년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노래다. 소설가 황석영이 사회운동가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 일부를 차용해 가사를 썼고, 전남대 재학생이던 김종률 씨가 작곡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