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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 평택 미군기지로…유사시 연합방위태세 차질 없나

한미연합사 평택 미군기지로…유사시 연합방위태세 차질 없나

Posted June. 04, 2019 07:38   

Updated June. 04, 201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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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미국이 어제 양국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미연합사령부를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유사시 한미 양국군의 공동지휘부가 될 미래연합사령부도 평택 미군기지에 두기로 했다. 당초 한미는 미래연합사령부 본부를 서울 용산 국방부 영내에 두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그 방안을 논의 중이었다. 그런데 일년 만에 갑작스럽게 이를 뒤집은 것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부임하자마자 주한미군의 분산 근무로 인한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평택 이전을 주장했고 그의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이러한 조치가 연합사의 작전 효율성과 연합방위태세를 향상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이라는 안보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와 맞물려 전격적으로 수정된 한미연합사와 미래연합사의 주둔 장소 변경은 유사시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다.

 한미연합사를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하고 전시 작전권을 행사할 연합 사령부인 미래연합사역시 미군기지 안에 두기로 한 것은 타국의 지휘를 받은 적 없는 미군이 전작권 전환 이후 지휘체계에 대한 불편함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어제 한미 국방장관은 한국군 대장이 맡기로 돼 있는 미래연합사령관을 합참의장과 별개로 임명키로 합의했는데 이 역시 유사시 지휘체계의 효율성에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한미 군사동맹 심장부의 평택 이전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도 크지만 서울에는 국방부·합참, 평택에는 한미연합사로 이원화돼 한미 국방역량이 분산될 우려도 있다. 분초를 다투는 한반도 유사시 상황에서 물리적 거리로 인해 한미 간 효율적인 지휘 및 소통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이고 지난달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북핵과 미사일은 현존하는 위험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흐름 아래 방위비 분담금 압박 등 리스크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준비과정에서 한미동맹의 이완이나 연합방위태세의 약화의 신호로 해석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긴밀히 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