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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이어 김...CJ 새 먹거리 승부수

Posted May. 21, 2019 07:47   

Updated May. 21, 20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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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이 ‘식품산업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글로벌 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은 ‘비비고 만두’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김을 내세우는 것이다. 과자로 만들어진 김 맛에 세계인들이 눈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7년 5억 달러(약 5967억 원)를 처음 넘겼던 국내 김 수출액은 2024년에 두 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생산 시설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20일 CJ제일제당은 동남아 지역의 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베트남에 있는 김 공장의 시설을 기존의 3배 규모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연간 50t 규모의 생산량을 150t으로 늘리는 공사다. 올 하반기(7∼12월) 완공이 목표다. 미국 서부 지역에도 비슷한 시기에 공사를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김 공장을 짓고 있다.

 해외 생산 시설 확대뿐 아니라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초 국내 최대의 김 생산 업체 중 하나인 삼해상사의 지분 80%를 확보했다. 지난해부터 총 738억 원을 투자했다. 1968년 만들어진 삼해상사는 20여 건의 김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김에 전문성을 가진 업체다.

 2006년 김 산업에 뛰어든 CJ제일제당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 최근 본사에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김만 연구하는 인력을 기존 2명에서 총 6명으로 늘리며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외를 아우르는 생산 여건을 만드는 한편 삼해상사의 노하우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김에 주목하는 것은 글로벌 김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김 수출 규모는 2024년 10억 달러(약 1조193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7년 49개국이던 김 수입 국가는 지난해 136개국(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으로 늘었다. 그동안 동북아 지역 사람들만 먹던 김이 건강한 간식으로 주목받으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다. 술안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양인들이 김을 ‘블랙 페이퍼(Black Paper)’로 부르던 시대가 저문 것이다.

 김의 상업적 원료 생산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개 국가만 가능하다는 점도 CJ제일제당이 김을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고른 이유다. 한국의 김은 일본에 비해 가격이 싸고, 과자 용도로 만들기에 적절한 두께를 가졌다. 일본 김은 두꺼워서 주먹밥이나 초밥용에 많이 쓰이고, 중국 김은 국물 요리에 쓰는 용도로 주로 만들어진다. 2000년대 이후 김 수출국으로 떠오른 태국은 원료를 한국 중국 일본에서 수입한 뒤 가공해 동남아 지역에 팔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전략이 국내 김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9월 ‘김 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며 △영세한 산업 구조의 개선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 필요 △품질위생 관리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과자용 김은 태국이, 초밥용 김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향후 김이 K푸드의 한 축으로 자리 잡도록 R&D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