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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공무원들이 뛰어야 말잔치 넘어선다  

文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공무원들이 뛰어야 말잔치 넘어선다  

Posted January. 16, 2019 07:59   

Updated January. 16, 20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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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등 대기업 대표들과 중견기업 대표,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 등 130여 명의 기업인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 대표들과 회동하는 것은 2017년 7월 청와대 호프미팅 후 1년 반 만이다.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혁신을 당부하면서, 정부도 올해 20조 원이 넘는 연구개발 예산과 규제 혁신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기업이 커 가는 나라,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어제 간담회는 사전 각본 없이 자유 토론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130여 명이 2시간 동안 실질적이고 허심탄회한 얘기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이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인들을 만나 격려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 나머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장관들의 몫이다.

 1년 반 전에도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만나 호프미팅을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지만 그 결과가 뭔가. 기업인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 혁신, 현장에 부족한 전문 인력 양성 등 많은 제언을 했지만 지금 구체적으로 진행된다는 얘기가 없다. 오히려 여건은 마련해주지 않은 채 실무자들이 기업에 전화해 “지난번에 회장님이 대통령 앞에서 약속한 투자와 인력 채용은 언제 할 거냐?”고 괴롭힌다는 말만 들린다.

 기업인들은 “대통령이 아무리 혁신성장을 외쳐도 정작 현장에서는 정부의 정책 목표가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당 강경파들을 비롯한 국회가 개혁 법안 통과를 막고, 공무원들은 법 개정 없이 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안하고 미적거리니 경제가 나아질 턱이 없다. 이래서야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백번 만난 들 서로 “기업을 응원합니다” “열심히 투자하겠습니다” 공허한 덕담만 주고받다 끝날 뿐이다.

 올해 경제 상황은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만나 말잔치나 할 만큼 녹록치 않다. 14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한국은 20개월 연속 내리막으로 1997년 외환위기 때나 다름없었다.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가 생산적 결과로 이어지려면 화두만 던질게 아니라 혁신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내놔야 한다. 장관들은 이 액션플랜으로 현장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대(對)기업 서비스에 나설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는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의 진행과정을 수시로 체크해 대통령과 국민에게 보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