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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뻐할 수만은 없다

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뻐할 수만은 없다

Posted October. 06, 2018 07:26   

Updated October. 06, 201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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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7∼9월)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으로 또 한번 역대 최고기록을 올렸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만 13조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4분기(10∼12월) 65조9800억원에 이어 두 번째인 65조원을 기록했다. 최근 모건스탠리 등 일부 외국 투자기관들이 반도체 가격 고점론을 제기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놀라운 실적이다. 주력산업 중 조선업은 이미 기울었고 자동차 산업마저 흔들리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삼성전자 자체만 볼 때도 가전, 모바일 등을 포함한 전체 영업이익 중 반도체부문이 올린 수익이 80%에 이를 정도로 편중 현상이 심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최고경영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배가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위기감을 일깨우고 차세대 먹거리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정도라면 한국경제 전반에 대해선 훨씬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하는 게 마땅하다. 반도체 한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달할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하고 이 반도체 착시현상마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같은 주력 제조업의 성패는 해당 기업을 넘어 국민경제 전체와 직결되는 사활적 문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이나 상법, 공정거래법 등 경제관련 개정안들을 보면 이런 현실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한 결과인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