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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北압박 자제하는 美… 北이 ‘빠른 비핵화’ 시간표 내놓아야

對北압박 자제하는 美… 北이 ‘빠른 비핵화’ 시간표 내놓아야

Posted July. 05, 2018 07:44   

Updated July. 05, 20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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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무부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시간표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1년 내 북핵 폐기’ 발언을 미 정부의 공식 기조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일부 개인이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시간표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그동안 북한에 원하는 것을 매우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을 이틀 앞두고 나온 국무부의 브리핑은 적어도 비핵화 시간표를 내세워 북한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는 취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후속 협상이 시작되는 만큼 상호 신뢰 분위기를 해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에 어떤 시간표도 제시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이미 두 차례나 평양을 다녀온 폼페이오 장관이 충분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미국의 요구를 분명히 전달한 만큼 이제 북한이 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조치를 할 때라는 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나워트 대변인은 “미국의 정책은 북-미 정상회담 전과 똑같다.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 없이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는 만큼 다급한 것은 북한이며, 북한이 제재의 고통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신속한 비핵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의 판단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런 기대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 미국의 이런 기대를 번번이 저버렸다. 미국 언론들이 연일 북한의 핵시설 은폐와 핵능력 확대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북한의 전력(前歷)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간과할 리 없다. 다만 지금은 선대(先代)와는 다른 김정은을 믿고 일단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바뀌기 전에 북한이 먼저 ‘신속한 비핵화’ 시간표로 화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