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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볼모삼는 北트집, 韓美정상 밀착공조가 藥이다

남북관계 볼모삼는 北트집, 韓美정상 밀착공조가 藥이다

Posted May. 21, 2018 09:22   

Updated May. 21, 20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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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의 명운이 걸린 북-미 정상회담이 3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한국을 향해 연일 온갖 트집을 잡으며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19일 “여성 공민들을 지체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북남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한국에 온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을 송환하라는 요구인 것이다. 16일 고위급 회담을 당일 새벽 통보로 연기시킨데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취재할 한국 기자단 명단의 수령마저 거부한 북한이 이번엔 해묵은 이슈인 종업원 송환 문제를 다시 꺼낸 것이다.

 게다가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9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문제, 20일엔 대북 전단을 또다 시 문제 삼았다. 미국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사항이 있을 경우 직접 표현하는 대신 만만한 남북관계에 화살을 돌리곤 했던 못된 버릇이 도진 것이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한국이 북의 입장을 대변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달라는 압박 전술로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의 범위와 이행속도, 체제보장과 제재완화 수준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완강한 태도에 직면한 북한이 북-미 관계가 안 풀리면 남북 관계는 언제든 끊을 수 있으므로 한국이 미국을 설득하라고 엄포를 놓고 있는 것이다.

 북의 이런 속내는 대남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위한 전망대 설치 등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북한전문매체 38노스의 관측에서도 드러난다. 남북관계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중재역할을 자임해 미국에 대북 협상 기준을 낮추라고 요구할 경우 이는 한미공조 균열로 이어질 수 있음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 이런 북한의 작태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비핵화 이행과정에 들어간다 해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이런 행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확고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한 원칙적 대응이다. 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20여 분간 전화통화를 한데 이어 22일 워싱턴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오늘 출국한다. 이번 회담은 4·27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인 동시에 북한을 향해 판 흔들기 전술은 결코 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회담이 되어야한다. 또한 영향력 확대라는 잿밥을 노리고 결정적 순간에 제재 완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국을 다시 굳건한 제재의 대열로 복귀시키는 외교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자리다. 한국은 북-미 줄다리기의 심판이나 중재자가 아니다. 미국과 한 팀이 되어 북한을 싱가포르로 견인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