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볼턴 “3차회담전 진정한 핵포기 신호 필요”

볼턴 “3차회담전 진정한 핵포기 신호 필요”

Posted April. 19, 2019 07:54   

Updated April. 19, 2019 07:54

中文

 미국의 ‘슈퍼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건으로 비핵화 결단의 ‘추가 증거’를 북측에 요구했다. 미국의 변화를 고대하는 북한에 다시 공을 넘긴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시한 ‘빅딜’ 방안을 두고 북-미 간 탐색전과 샅바싸움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1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무엇을 보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진정한 신호(real indication)’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를 얻을 수 있다면 3차 정상회담을 가질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의 북한 관련 언급은 지난달 21일 재무부의 대북제재를 환영하는 트윗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의 의도와 합의 전망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다른 관리들의 목소리보다 더 비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미 양국은 ‘톱다운 협상’의 동력을 상당 부분 잃은 상태다. 다만 양측 모두 3차 정상회담 개최의 불씨를 살려두고 있다. 김 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3차 정상회담 시한에 대해 “빨리 갈 필요가 없다”며 속도 조절 의사를 나타냈다. 대북 제재의 고삐를 쥐고 협상의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이야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향후 남북 대화 과정에서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신호를 보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할 뜻을 내비쳤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