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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빅딜 설득해달라’ 못박은 트럼프

‘김정은 빅딜 설득해달라’ 못박은 트럼프

Posted April. 13, 2019 07:59   

Updated April. 13, 20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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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과정을 쪼개는 스몰딜이 아니라 빅딜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재확인했다. 비핵화 전까지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도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야심 차게 내놓은 중재안인 ‘굿 이너프 딜’(북-미가 서로 양보해 수용할 만한 비핵화)을 사실상 거절한 것. 그래서 여권에서도 “워싱턴 노딜 아니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북-미 및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대화 모멘텀을 이어간 건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문 대통령과의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적절한 시기(in the right time)가 되면 적극 지지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스몰딜에 대해서는 “지금은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빅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 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회담은) 가능하다. 그러나 단계적으로(step by step) 진행될 것”이라며 “빠르게 진행되면 ‘제대로 된 거래(proper deal)’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핵화 조치에 따른 보상(조기 수확)을 기반으로 한 문 대통령의 ‘굿 이너프 딜’보다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적절한 거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현재 적절한(fair) 수준이며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과 북한과 관련된) 인도적인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그 점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남겨두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소한의 북핵 대화 동력은 마련한 문 대통령은 곧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이나 남북 간 접촉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나에게)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전후해 대북 특사 파견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준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