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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drink #guide

나의 첫 술, 한산소곡주

EDITOR 한여진 기자

2019. 09. 19

가을에는 한산소곡주 잔을 기울이며 그 달콤함에 취해도 좋겠다.

당신의 인생 첫 술은? 에디터의 첫 술은 한산소곡주다. 일명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불리는 한산소곡주는 특유의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술이다. 이 달콤함에 사로잡혀 독한 줄 모르고 계속 마시다가 일어나지 못한다고 해서 ‘앉은뱅이 술’이라고 불린다. 

한산소곡주는 에디터의 고향인 충남 서천군 한산면 지역에서 백제 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주다. 결혼 후 서울에 자리를 잡으신 부모님은 추석이나 설날, 제삿날이면 소곡주를 주문해 차례를 지내셨다. 맑고 고운 노란 빛깔 퇴주, 소곡주를 손가락으로 찍어 먹은 것이 나의 첫 술이다. 그날 혀를 감싸던 짜릿한 달콤함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 당시만 해도 소곡주는 지금처럼 쉽게 구입할 수 없었고, 한산면의 몇몇 집에서 빚는 많지 않은 양의 가양주로 지인들에게만 알음알음 판매하는 귀한 술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명절 선물로 들어온 한산소곡주를 매일 한두 잔씩 드시며 참 아끼셨다. 그때마다 ‘혀에 감긴다’ ‘달콤하다’ ‘진하다’ ‘깊다’ 등 다양한 단어로 술맛을 칭찬하곤 하셨는데, 에디터가 훗날 소곡주를 마셔보니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소곡주 특유의 진한 향과 맑은 노란 빛깔, 감미롭게 혀에 감겨오는 달콤한 맛까지 술이 갖춰야 할 삼박자가 완벽하다고나 할까. 물론 에디터도 그 맛에 반해 젊은 시절엔 종종 앉은뱅이가 되곤 했으며, 지금도 인생 술을 물으면 서슴없이 한산소곡주라고 말한다. 

소곡주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명확히 전해 내려오는 바가 없지만, 다른 술에 비해 누룩을 적게 넣는다는 뜻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한산소곡주는 찹쌀, 멥쌀, 물, 누룩을 재료로 1백 일 동안 발효해 만드는 백일주. 이때 밑술은 멥쌀로, 덧술은 찹쌀로 빚는다. 곡주는 발효 과정에서 술에 포함된 당분이 낮아지면서 도수가 높아지는데, 소곡주는 다른 곡주에 비해 긴 1백 일간 발효해 단맛이 유지되면서 18%로 도수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요즘은 일반 주류처럼 백화점이나 주류 숍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인터넷 한산소곡주몰에서도 성인 인증 후 구입 가능하니 한번 맛보시길. 이때 소곡주 안주로는 생선회, 수육 등 깔끔한 요리를 추천한다. 에디터는 소곡주 안주로 광어카르파초를 즐겨 먹는데, 이 또한 괜찮다. 사실 뭐, 좋은 술은 안주가 필요 없지만 말이다. 오늘도 광어회에 간장, 레몬즙, 올리브오일, 화이트와인비네거 쓱 뿌려 한산소곡주 한잔 해야겠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한산소곡주를 꼭 맛보시길. 당신의 인생 술도 한산소곡주일지 모른다.

광어카르파초와 토마토 마리네이드

Ingredients 
컬러대추토마토 12개, 양파 개, 마리네이드소스(간장·레몬즙·올리브오일 1큰술씩, 참치액·다진 마늘·맛술 ½작은술씩, 화이트와인비네거 2작은술, 포도씨오일 ½큰술), 광어회 300g, 차빌잎·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약간씩 

How to make 
1
대추토마토는 윗부분에 십자로 칼집을 내어 끓는 물에 데친 후 껍질을 벗긴다. 양파는 채썬다.
2 볼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섞어 마리네이드소스를 만든다.
3 볼에 ①의 토마토와 양파를 넣고, 마리네이드소스 절반을 부어 버무린 뒤 냉장고에 넣어 30분간 숙성시킨다.
4 광어회는 남은 마리네이드소스를 뿌려 버무린다.
5 그릇에 ④의 광어를 담고, ③의 토마토와 양파를 곁들인 뒤 차빌잎과 올리브오일을 뿌린다.



사진 홍태식 디자인 박경옥
요리&스타일링 김상영(noda+쿠킹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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