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자회사, 中주주 어쩌나”…미중 갈등에 ‘시름’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7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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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하먼 "中, 이사회에서 떠난다면 미국과 상호협력에 도움"
박정호 "클라우드 통해 접근성 제한 없어져..보안 중요한 시대"
박정호 "더 큰 규모 예산으로 퀀텀시대 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이슈와 관련해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기업이자 자회사인 IDQ의 중국인 주주 구성에 우려를 드러냈다.

박 사장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에서 미국 허드슨 연구소 아서 허먼 박사와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아서 허먼 박사는 미국 허드슨 연구소에서 기술, 안보, 국방전략, 경제 분야 선임연구원이자 퀀텀얼라이언스 이니셔티브(QAI) 의장을 맡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00억원을 투자해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IDQ 주식을 50% 이상 취득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IDQ는 2001년에 설립된 스위스 기업으로 2002년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출시했고, 2006년 세계 최초로 양자키분배(QKD) 서비스를 출시한 회사다.

박 사장은 최근 중국 화웨이 제품의 보안 이슈가 불거지자 IDQ의 중국 주주 구성이 문제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통신기술로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현존하는 최고의 통신 보안기술로 꼽히지만 미중 갈등 문제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다.

박 사장은 “IDQ에 들어가기 전에 중국 회사가 들어갔다. 중국은 상해와 북경간 2000km를 양자 암호화했다. 실질적으로 국가적으로 인프라를 양자 암호화에 앞서고 있다”며 “최근 화웨이 이슈를 보면 IDQ에 중국 주주가 있는게 괜찮은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아서 박사는 “중국인이 이사회 멤버에서 나가도 미국은 슬프지는 않을 것이다. 양자처럼 센서티브 한 곳에서는 어떻게 보이느냐도 중요하다”며 “중국인이 이사회에서 떠난다면 미국과 상호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서 하먼 박사는 현실적으로 중국인 주주를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미국에서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 친구 역시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벤처캐피털이 (중국 투자자의) 지원을 받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은 클라우드 시대 양자암호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의 예산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IT와 실물 세계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접근성 제한이 없어지고, IT가 실물 세계를 지배하고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보안이 중요한 시대가 온다”며 “공공의 중요한 데이터를 양자 암호화시키는 법안이나 제도를 만들어주면 독일과 미국 등과 같이 전세계 국가처럼 양자에 대해 노력하는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양자 관련 예산이 146억에서 246억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작은 규모라고 했다”며 “포럼을 통해 훨싼 더 큰 규모의 예산으로 퀀텀 시대 대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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