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백악관 가는 길 막아선 ‘문고리 권력의 노트북’

이승헌 특파원 , 조은아 기자

입력 2016-11-01 03:00:00 수정 2016-12-31 07: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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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e메일 추가 수사 본격 착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개인 e메일 계정 사용에 대한 추가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FBI는 지난달 30일 클린턴의 ‘문고리 권력’인 후마 애버딘 선거캠프 부위원장(40)이 별거 중인 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과 함께 사용했던 문제의 노트북에 대한 수색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애버딘이 노트북으로 사용한 e메일이 65만 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클린턴과 주고받은 것이라고 수사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사실상 다 이긴 것이나 다름없는 선거 막판에 복병을 만난 클린턴 측은 FBI가 혐의 사실 등 뚜렷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FBI 수사관들이 e메일의 존재를 10월 초에 알았는데도 이를 제임스 코미 FBI 국장에게 늑장 보고한 점을 문제 삼았다. 로비 무크 클린턴캠프 선대본부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FBI의 수사 결정은 걱정스럽고 선거 결과를 어지럽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코미 국장에게 편지를 보내 “e메일 존재를 미리 알았는데도 대선 직전에야 수사 결정을 내린 것은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을 금지한 관련법을 어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날 콜로라도 주 그릴리 유세에서 “FBI가 새로 발견한 클린턴 e메일은 ‘마더 로드’(mother lode·광물이 풍부한 주맥)일 수도 있다. 그런데 클린턴은 마치 희생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처지가 된 것은 ‘힐러리랜드’로 불리는 극소수 측근 그룹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비밀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버딘이 클린턴의 메신저 역할을 독점하다 보니 집에서 노트북으로 아무 제약 없이 클린턴과 e메일을 주고받다가 FBI 수사망에 걸렸다는 것이다.

 
별명이 ‘힐러리 수양 딸’ ‘첼시(힐러리 외동딸) 언니’인 애버딘은 20년 전인 1996년 조지워싱턴대 학생 시절 백악관 인턴으로 당시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을 보좌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클린턴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하고 있다. 클린턴이 집권하면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셰릴 밀스, 국가안보보좌관이 유력한 제이크 설리번과 함께 측근 그룹 중에서도 ‘빅3’로 통한다.

 클린턴과 애버딘은 주군과 측근 관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남편의 첫 성추문을 용서한 것도 빼닮았다. 위너가 2011년 첫 성추문으로 연방 하원의원에서 물러났을 때 애버딘은 “남편을 신뢰한다”며 곁을 지켰다. 애버딘은 클린턴에게 스캔들 대처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8월 위너의 섹스팅 사건이 다시 불거지자 애버딘은 결별을 선언했다.

 워싱턴 정가의 패셔니스타로도 불리는 애버딘은 클린턴에게 의상 선택도 조언해 왔다. WP에 따르면 애버딘은 클린턴 국무장관 비서실 차장으로 일하던 2009년 8월 클린턴에게 e메일을 보내 “오늘은 어두운 색을 고르세요. 파란색이나 짙은 녹색 정장이 좋겠네요”라고 했다. 초기 클린턴 측근 중 상당수가 눈 밖에 났지만 애버딘이 20년 동안 클린턴 곁을 지킨 것엔 능력 못지않게 다른 사람들은 범접할 수 없는 둘 간의 심리적 교류도 한몫했다는 말이 나온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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