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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다시 빛난 ‘한일 스포츠 우정’

장원재 특파원 입력 2018-04-20 03:00수정 2018-04-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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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포옹’ 이상화-고다이라, 한국대사관 주최 토크쇼 참석
李 “고다이라 있기에 내가 있어”… 고다이라 “李, 이상적인 선수”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두 달 만에 재회한 이상화 선수(오른쪽)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악수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고다이라 선수가 있기에 제가 있고, 제가 있기에 고다이라 선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이 있으면 편해서 그런지 아무것도 아닌 일로도 웃게 돼요.”(이상화)

“스포츠로 국경을 넘는 우정을 일굴 수 있었어요. 이 선수를 일본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놀러 다니고 싶습니다.”(고다이라)

19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구 한국문화원. 엘리베이터에서 줄무늬 옷을 입은 이상화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던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緖) 선수가 반갑게 손을 잡았다. 카메라 플래시들이 터졌다.


“안아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이 선수는 “이렇게요?”라고 웃으며 고다이라 선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평창 겨울올림픽 때 고다이라가 자신을 안아준 것에 대한 답례 격이었다. 이날 문화원에선 주일 한국대사관이 주최한 ‘평창에서 도쿄까지’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평창의 경험을 살려 2년 남은 도쿄 올림픽 준비에 도움을 주고 한일 스포츠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였다.


행사의 주역은 단연 두 스포츠 스타였다. 두 선수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행사가 제 시간에 열리지 못했을 정도. 둘은 행사 전에 만나 선물을 교환하며 회포를 풀었고 내내 객석 옆자리에 앉아 친근하게 말을 주고받았다. 2부에선 단상에 올라 각자의 평창 경험을 설명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를 마친 뒤 낙심한 이상 화 선수(왼쪽)를 안아주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 동아일보DB

고다이라 선수는 기억에 남는 일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메달 세리머니를 하러 갔을 때 한국 자원봉사자가 주머니에서 손난로를 빼줬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했다. 이 선수는 “고다이라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순위에 연연해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을 기다렸다. 다독거리며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그래서 당시에 눈물이 더 났다”고 돌이켰다.

고다이라 선수는 이 선수에 대해 “평소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링크에 서면 표정이 바뀌고 자세가 달라진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수의 자세”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둘이 이런 관계가 된 것에는 이 선수의 인품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 선수는 “고다이라 선수는 얼음판에선 경기에 집중하고, 또 언니처럼 챙겨 주지만 사석에서는 아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번에 한국과 일본의 화합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평창의 열기가 그대로 도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레이스를 끝내고 눈물을 흘리는 이 선수와 등을 두드리는 고다이라 선수 사이에는 승패도 국경도 없었다”며 “이런 올림픽 정신을 도쿄에서도 살리기 위해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도쿄 하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대행은 “두 선수가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순간 한일이 하나가 됐다”며 “직접 평창에서 운영을 지켜봤다. 숙박 교통 보안대책 등 참고할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고다이라 나오#이상화#평창 겨울올림픽#평창에서 도쿄까지#주일 한국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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